도서출판 온누리의 ‘물리학과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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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바닥에 방석을 놓고 앉아 책장의 낮은 층에 있는 이 책을 뽑아들었다가.
나는 위 사진의 1993년판을 가지고 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구입한 것이다. 그 즈음 구입한 책들 중 많은 것들이 그리 매끄럽지는 않은 번역체를 보였는데, 나는 번역서의 경우 우리말 식으로 손을 많이 보지 않은 직역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이에 불만이 없는 편이다. 헷갈리기 쉬운 문장이 만들어지는 때가 제법 있는 것이 문제이긴 하다. 이러한 나는, 이 책을 처음 샀을 때, 직역에 가깝겠다 짐작되는 그 문장들을 호의적 태도로 읽었는데, 다시 잡고 한두 문단 읽다보니 거슬린다는 생각이 들더라. 아침이 되면 다른 번역본이 있는지 등을 살펴보기로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방금(낮 두시) 살피니 다른 출판사의 새 번역본은 없는데, 같은 출판사에서 2011년에 새로 낸 책이 있더라. 역자가 그대로인 것을 보니 그대로 새로 찍은 것일 가능성이 높으나 가다듬어졌을지도 모른단 생각에 출판사에 문의 전화를 했다. 출판사의 답은 ‘거의 그대로이고, 찾아보기 정도가 추가되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만족스러울 답을 듣지 못했음에도 오래동안 가지고 있던 책을 두고  이야기하는 데서 온 반가움 때문인지 괜히 마음은 즐거운 편이다.
원서를 읽는 것은 내 능력 범위를 너무 벗어나고, 영문판으로는 하나 더 가져 읽어보아야겠다[1].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을 WordPress app으로 보낸 김에 모바일 블루투스 키보드까지 꺼내어 휴대폰에서 직접 제법 길게 적어 블로깅을 해보잔 생각에, 한두줄로 적고 말 내용을 늘여 써 보았다. 최근에 모바일로는 영 문장 입력하기를 귀찮아하는 버릇을 고쳐보려는 시도를 하는 중이다. 새해 맞아 적극성을 보여봤다.

[1] Scotland의 University of St Andrews에서 1955년말부터 1956년초까지 Gifford-Vorlesung(Gifford Lectures) 통해 물리학의 정신사(the intellectual history of physics)에 관해 강의한 내용을 기반으로 미국에서 영문판(“Physics and Philosophy: The Revolution in Modern Science”)이 먼저 출간된 후 독일어판이 출간되었으니, 독일어판을 원서라고 적은, 이 부분은 틀렸다.

2 thoughts on “도서출판 온누리의 ‘물리학과 철학’

  1. 역시 모바일로 글 쓰기 불편하다. 전체 글이 한 눈에 들어오지 않아 문장을 마음에 들게 고쳐 글을 마무리할 수 없다, (아직). 크게 거슬리는 부분들을 일부러 고치지 않고 둔다.

    1993년 판의 당시 가격은 4천원
    2011년 판의 가격은 2만원

  2. 이것 보게. 사진 한 장 놓고 ‘고3때 산 93년판. 새 판(2011) 있기에 더 나을까 싶어 출판사에 문의하니 거의 차이 없다고.’라고 적었으면 벌써 잊었을 게시물. 늘여 적다 보니 수습(?)할 부분이 많아져 지금까지도 덧붙여 적고 있질 않나.
    그래서 불만스러운가?
    아니,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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